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권영세, 北 연이은 도발에도 “대화하자”… ‘담대한 구상’ 기조 이어가

권 장관, “北 도발은 새정부 길들이기·美 관심끌기”
대북전단 살포에는 “굉장히 유감…북한이 도발 구실삼을 가능성”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해 “새 정부를 길들이려는 의도”라며 대화에 나설 것을 북에 촉구했다.

 

권 장관은 2일 독일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 사이 4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 상황을 본인들(북한)이 주도하고 싶어하고 한편으로는 무기를 고도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된 의도는 한국 새 정부에 대해 길들이기 위한 조치 아닌가”라며 “미국이 국내 정치 때문에 북한 이슈가 관심에서 멀어지자 관심을 끌기 위한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권 장관은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도발은 도발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정부는 훨씬 단호하게 대처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정부 차원의 대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논의가 되고 있다”며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부분이나 우리 자체적으로 우방국과 함께하는 제재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담대한 구상에는) 북한이 쉽사리 응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부분이 담겨 있다”며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와 대화해서 비핵화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걸 빨리 인식해서 대화로 나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전날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전단을 날리다 경찰에 연행된 것을 두고는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남북관계발전법상 대북전단 금지 조항 자체는 제가 반대하지만, 지금 남북관계가 굉장히 민감하지 않느냐”며 “(북한이) 대북전단을 (도발) 구실로 삼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북민단체에) 자제를 여러 번 부탁했는데, 대북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이런 때에는 자제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23일 국내 민간단체들에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북한에는 전단 살포를 빌미로 도발할 경우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1일 오후 경기 파주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약품 등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이 단체가 풍선을 보내던 중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현장에 도착해 미처 날리지 못한 대형 풍선 등 물품을 압수했고, 박상학 대표를 체포한 뒤 파주경찰서로 연행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권 장관은 이날 독일로 출국해 오는 3일(현지시간) 구동독 지역인 튀링겐주 주도 에르푸르트에서 개최되는 독일 통일의 날 3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그는 “독일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며,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에 대해 지원해달라는 이야기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