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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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축구장 참사’ 사망자 수 오락가락… 174→125명으로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자바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발생한 폭동 사망자와 관련, 인도네시아 당국의 집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당초 경찰은 129명으로 발표했지만 부지사는 174명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몇 시간 만에 ‘중복 집계됐다’며 다시 125명으로 정정했다.

 

2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의 에밀 엘레스티안토 다르닥 부지사는 사고 사망자 수가 125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그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174명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재검토 결과 사망자가 중복된 경우가 있었다며 사망자 수는 125명이라고 다시 발표했다.

 

2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 앞에서 축구팬들이 전날 발생한 축구장 참사 희생자를 기리며 꽃잎을 뿌리고 있다. 말랑=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축구장 참사는 1일 밤 동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축구팀 간 경기에서 홈팀인 아르마가 3대 2로 패하자 흥분한 관중 3000명이 선수와 팀 관계자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뛰어든 게 발단이 됐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자 경찰은 최루탄을 쐈다. 이에 놀란 수백 명의 인파가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넘어지면서 참사가 벌어졌다. 니코 아핀타 동자바주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싱고 에단’이라 불리는 팀의 서포터스 중 일부가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협해 최루탄을 쏘게 됐다”며 “사람들이 이를 피하려고 10번과 12번 출구로 대피하다 뒤엉켰고 사람들이 깔리면서 사고가 벌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축구 경기장에서 최루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위얀토 위조요 지역 보건소장은 “희생자 대부분이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깔리면서 호흡 곤란으로 사망했다”며 “일부 부상자는 병원이 아닌 집으로 옮겨진 사례도 있어 정확한 피해자 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2020년에도 아르마와 페르세바야 간 경기에서 두 팀 응원자들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 2억5000만원 루피아(약 2400만원)의 재산 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페르세바야 팬은 아르마 경기장 입장이 금지됐다. 사고가 벌어진 1일도 축구장을 메운 4만2000명의 관중은 모두 아르마 팬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이번 사고를 이유로 1주일간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문화체육관광부도 무관중 경기 진행을 검토하고, 축구장 안전 상황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