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사설] 바이든 오늘 방한… 한·미동맹 전방위 확장 기대

경제안보 동맹에서 기술도 추가
윤 대통령, 외교무대 첫 시험대
北도발 억제 세부방안 합의 필요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늘 한국을 방문한다. 21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그제 “한·미 간 가치동맹을 기반으로 이어져온 군사동맹을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경제동맹으로 확산시켰다”며 “이번 회담에선 한·미 기술동맹이 추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이 문재인정부 시절 불협화음을 냈던 한·미동맹을 전략동맹을 넘어 안보·경제·기술 등 ‘전방위적 동맹’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 비무장지대(DMZ) 대신 삼성전자의 반도체 전초기지인 평택공장을 찾는다고 한다. 역대 미 대통령 가운데 처음이다. 한국 핵심 기업들이 미국 경제안보의 파트너임을 알리는 상징적 행보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초 취임 후 반도체 산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백악관 주재 반도체 공급망 대책회의에 삼성전자를 연달아 초청하기도 했다. 반도체는 미국이 우선시하는 경제동맹의 핵심이다. 한국으로선 ‘몸값’을 키울 기회일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이 세계 외교무대에 등장하는 첫 시험대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미국의 새 공급망 계획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군사협력 강화, 쿼드(Quad·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 비공식 안보협의체) 지원 등을 바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윤 정부는 IPEF 가입을 공식화하며 화답했다. 문제는 미국과의 이런 경제동맹을 달가워할 리 없는 중국과의 갈등관리가 중요한 변수다. 미국도 ‘사드 보복’ 등 중국의 횡포에 눈감았던 이전과는 분명 달라져야 함은 물론이다.

한·미 당국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전후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어제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준비가 다 끝났고,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의 확장억제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회담에서 핵우산뿐 아니라 재래식 정밀타격무기, 미사일 방어(MD) 등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견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협의돼야 한다. 핵우산 제공 등 확장억제의 명문화가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혹여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경거망동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