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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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반대”… 대통령실 맞은편에선 반미 집회 [한·미 정상회담]

용산 일대서 60여건 집회 진행
경찰 1만명 이상 동원…큰 충돌 없어
한미정상회담 당일인 21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맞은 편인 전쟁기념관 인근 인도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당일인 21일 서울 용산 일대에서는 60여건의 집회가 진행됐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 맞은편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는 집회가 수차례 열렸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도 1만명 이상의 인력이 동원했지만, 큰 소동은 없었다.

 

시민단체 반미투쟁본부 관계자 2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쯤 대통령 집무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정문 인근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이 나가야 남과 북이 대화를 하고 오롯이 통일을 이룰 수 있다”며 ‘한미동맹 반대’를 외쳤다.

 

이어 오후 12시 20분쯤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평통사 관계자 50여명은 윤석열정부에 쿼드 참여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집회 도중 맞은편 인도에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한 행인이 있었지만, 특별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 차량과 조우할 수도 있다”며 이촌역으로 이동했다.

 

전날 법원이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열린 집회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오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쟁기념관 앞 인도와 하위 1개 차로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허용했다.

 

한미정상회담 당일인 21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맞은 편인 전쟁기념관 인근 인도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당일인 21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맞은 편인 전쟁기념관 인근 인도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참여연대 등이 참여한 시민평화포럼과 전국민중행동은 오후 1시쯤 전쟁기념관 앞 인근에서 ‘한미 정상회담 대응 행동’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관계자 수십여명이 참가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한미정상회담이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해 동아시아에서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사 도중 바이든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은 “종속적인 한미관계 우리가 바꿔내자”는 구호를 외치고 미리 준비해 온 부부젤라를 불었다.

 

한미정상회담 당일인 21일 대통령 집무실 경비를 위해 동원된 경찰 병력이 전쟁기념관 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날 서울 전역에는 61건의 집회가 신고됐다. 정상회담 개최 장소인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용산 일대에만 10여건의 방한 찬반 집회가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125개 부대 1만명 이상의 병력을 동원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이들 집회 참가자 규모가 적었고, 돌발상황도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찬성하는 집회 대부분이 멀리 떨어진 하얏트호텔 인근에서 진행되면서 우려했던 집회 참가자 사이의 충돌은 없었다. 전쟁기념관 곳곳에서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경찰 병력이 눈에 띄었다.


글·사진=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