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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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효과' 끝?… 지지율 처음으로 뒤집혀 [이슈+]

최근 여론조사서 “이재명 45.8%, 윤형선 49.5%”
‘이재명 효과’ 두고…與 “명 다해” vs 野 “플러스”
선거 결과 따라 민주당 내 이재명계 운명 갈릴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인천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 후보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이번 선거를 이끌고 있는 이 후보는 연일 국민의힘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이재명, 최근 여론조사서 오차범위 내 뒤져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19~20일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한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45.8%, 윤 후보는 49.5%로 집계됐다. 지지율 격차는 3.7%포인트로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 ±3.3%포인트)였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 후보가 49.8%로 윤 후보(45.9%)를 조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투표일까지 계속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92.9%,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6.1%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비슷한 시기에 조금 앞서 나온 것과는 딴판이다. 지난 16∼17일 실시한 리얼미터 계양을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 후보가 50.8%, 윤 후보 40.9%로 오차범위 밖인 9.9%포인트 격차가 났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반색하며 더욱 총공세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당은 윤형선 후보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이재명 후보 지금 제정신 아닌 것 같다”

 

국민의힘 이 대표를 비롯해 여당은 연일 이 후보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최근 이 대표는 이 후보 발언이 담긴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이재명 후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가 이날 인천 한국GM 부평공장 방문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 논란에 대해 “백두산 오른 사람하고 계양산 올라간 사람하고 해발고도 비교하는 거 하고 똑같다”며 “(정당) 지지율이랑 구도가 있는데 그것을 결과치로 비교하나. 사람 키의 차이가 아니라 산의 높이 차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 후보를 향해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 간다”라며 “이재명 후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산 비유는 제가 원조인데 이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나.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 아래에서 치열하게 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 못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효과’가 다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21대 총선 당시 계양구 주민들은 송영길 후보에게 20%포인트 가까운 격차의 승리를 안겨주셨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형선 후보의 격차는 10%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진 것”이라며 “‘이재명 효과’가 이제 명을 다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뉴스1

◆민주, “이재명 등장 효과는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이재명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민석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최근 YTN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허니문’과 박완주 의원 성비위 제명 사태를 거론하며 “아직은 워낙 그 폭풍이 크기 때문에, 모래바람이 갑자기 확 불었기 때문에 이재명 등장 효과가 바로 보이기는 어려운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등장 효과가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고 감쌌다.

 

김 본부장은 계양을 판세에 대해서도 “이재명 후보가 가면서 논란이 있었지만, 후보가 정해지면서 계양이 급속히 안정화되고 있어서 우선 계양은 이길 것으로 본다”며 “(계양이) 안정화되면서 인천 전체에 미치는 부양 내지는 지지 효과가 있어서 그 점은 실제 바닥표에는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도 최근 KBS 라디오에 나와 “이재명 후보가 등판하고 나서 그래도 지지자들이 서서히 힘을 얻고 가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이 후보랑 같이 다니다 보면 '정말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민분들이 엄청 좋아해 준다”고 강조했다.

 

대선 때 총괄본부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 역시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인천 지역에서는 확실히 저는 (이재명 출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인천 지역에 국회의원 출마를 해서 관심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경기도는 김동연 후보 인물론이 상당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 계양을과 지방선거 결과는 향후 이 후보의 당권 경쟁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해 총괄 지휘한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거센 ‘책임론’ 공방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친문 의원들은 이재명계가 당내 주류로 발돋움할 것을 경계하며 “출마를 결정한 이상 결과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