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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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임명에 교육계 반발…"윤리불감증 교육수장, 지도력 상실”

음주운전·연구부정·갑질 등 자질 논란
진보 교육단체 이어 학원가 이례적 불만
교육부 내선 장관 공석 사태 끝나 안도

윤석열정부의 첫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박순애(사진) 부총리가 4일 임명됐지만 교육계 반발이 심상치 않다. 그간의 음주운전, 연구부정 등 자질 논란이 이어진 탓이다.

교육부는 특히 새 정부 출범 후 50일 넘게 수장 공백이 이어지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박 신임 부총리가 교육부 업무와 관련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새 정부 역점 과제인 ‘교육개혁’을 제대로 진두지휘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논평에서 박 부총리의 장관 임명에 대해 “(박 부총리는) 자질 논란으로 이미 지도력을 상실했다”며 “윤리 불감증 당사자의 입시 비리 조사 전담 부서 운영, 교육공무원 인사 총괄이 힘을 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교사노조연맹, 실천교육교사모임 등 진보 교원단체와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조 등도 박 부총리 임명을 반대한 바 있어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학원가에서도 이례적으로 이번 인사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음주운전이나 조교에 대한 ‘갑질’ 따위는 교육부 장관에게는 액세서리인가”라며 “대통령이 교육을 장기판의 졸로 안다”고 꼬집었다.

야당 등 일각에선 교육계에서 교원의 음주운전 전력을 엄중하게 보는 분위기와 달리 박 부총리는 ‘면죄부’를 얻었다고 비판한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퇴직하는 교원 중 100명 이상이 20년 전 음주운전 전력으로 정부 포상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순애 반대’ 1인 시위 안전사회시민연대 활동가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박 부총리는 2001년 음주운전 전력, 조교 갑질 등으로 자질 논란이 일었다. 뉴스1

교육부 내부에서는 수장 공백 사태를 끝낸 데 대한 안도의 목소리도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장관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었던 만큼 상당수 정책이 탄력을 받기 어려웠다”며 “앞으로 정책을 본격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가 교육계 안팎의 반발을 딛고 새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 각종 대학 규제 완화와 지방대 육성 등 중책을 완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춰 교육부를 대폭 개편하는 것도 급선무로 꼽힌다. 최근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학부모들의 반대가 큰 점도 봉합해야 한다.

교육행정가 출신인 박 부총리는 ‘교육 분야 경력이 전무하다’는 지적에는 “교육 현장에 뛰어든 지 20년이 넘었고 항상 교육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유나·안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