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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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 61조·국격은 ‘UP’… 한국, 두 토끼 잡기 ‘총력전’ [이슈속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올인 왜

OECD 상위권 국가 불구 개최경험 無
이웃나라 日은 2025년 5회 개최 앞둬

韓총리 직속 유치위 만들어 ‘지원사격’
개최 땐 최대 6개월 막대한 이익 창출
5050만 방문 예상… 2002월드컵 17배

伊 로마·사우디 리야드와 치열한 경쟁
“국민 지지·기업 협조·치밀한 전략 필요”

‘170여년 역사’ EXPO 이정표

초반에는 기계문명·산업화의 전시장
증기기관·엘리베이터·전화기 등 이목
2010년 상하이 7308만명 방문 신기록

윤석열정부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EXPO)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달 초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라는 대통령령(令)까지 만들었다. 국무총리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위원장인 유치위원회에는 14개 정부부처 장관과 부산광역시장, 삼성 등 5대 그룹 회장을 포함해 각 경제단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수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말 그대로 국가 역량이 총동원된 기구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일 때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취임 후 본격적으로 전개할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한 정지작업을 했다. 현재 유럽 전통의 선진도시 이탈리아 로마나 오일달러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EXPO) 유치 경쟁 발표를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현 정부는 왜 세계박람회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 우선 국격과 관련이 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0위권이자 선진국 모임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상위권 국가이면서도 세계박람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29일 국제박람회기구(BIE)에 따르면 세계박람회는 정식 세계(World)박람회와 특별박람회, 두 종류가 있다. 세계박람회는 5년 주기로 최대 6개월 동안 전시면적에 제한 없이 개최되는 말 그대로 정식 세계박람회다. 특별박람회는 세계박람회와 세계박람회 사이에 3개월 동안 25㏊(0.25㎢)의 제한된 전시면적에서 개최된다. 1993년과 2012년 대전과 여수에서 개최된 세계박람회는 특별박람회였다.

세계박람회 유치의 실질적 이유는 경제적 효과에 있다. 세계박람회는 여행수요 유발 등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를 압도한다. 세계박람회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초대형 이벤트로 불리는 이유다.

부산시는 경제적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해 비교할 때 2002년 월드컵 11조4700억여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9조원인 것에 비해 부산세계박람회는 61조원이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이 4년에 한 번 개최지를 선정하는 것처럼 세계박람회는 BIE가 5년 주기로 개최지를 정한다. 세계박람회는 다른 대형 이벤트보다 개최 기간이 훨씬 길다. 월드컵은 한 달 남짓, 올림픽은 2주 동안 열리는 것이 비해 세계박람회는 최대 6개월을 이어갈 수 있다.

 

올림픽, 월드컵은 중계권, 광고가 주수입원이다. 세계박람회는 개최도시 및 박람회장에서 입장권판매 등으로 직접 거둬들이는 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부산세계박람회의 추정 관람객 수는 5050만명이다. 2002년 월드컵 300만명과 2018년 동계올림픽 138만명과 비교하면 17∼37배에 달한다.

세계박람회의 경제적 이익 창출 효과는 2010년 중국 상하이(上海)세계박람회와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세계박람회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KDB산업은행이 공개한 주최국 분석자료에 따르면 상하이세계박람회로 중국은 전체 GDP의 2%포인트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경제효과의 3.5배 수준이다. 밀라노는 4조3000억원을 투자해 63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고, 신규일자리 15만개를 창출했다.

개최지는 또 세계박람회를 통해 국제적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도시혁신과 리모델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도모하는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발명품이나 신제품의 홍보, 국력 과시를 넘어 인류 공통의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세계박람회가 거듭난 것도 세계 주요 도시가 유치 경쟁에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황희곤 한림국제대학원대 융합서비스경영학과 교수(전 한국MICE관광학회장·한국무역전시학회장)는 “세계박람회는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의 가장 확장된 모습”이라며 “세계박람회는 우리 미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고, 이를 통해 인류에게 유산(레거시)을 남기기 때문에 부산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쟁쟁한 경쟁 도시를 물리치고 우리가 유치하려면 전폭적인 국민 지지와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 수준 높은 인류 미래상을 제시하는 치밀한 전략 등이 두루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와 달리 이웃 나라 일본은 정식 세계박람회 5회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5년 1월3일부터 5월3일까지 오사카(大阪)-간사이(關西)세계박람회가 열린다. 일본은 아시아 최초인 1970년 오사카세계박람회에서 ‘인류의 진보와 조화’를 논의했고, 1975년 오키나와(沖繩), 1985년 쓰쿠바(築波), 2005년 아이치(愛知) 세계박람회를 개최했다. 박람회강국 일본은 2021년 도쿄하계올림픽에 이은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를 경제 재도약의 상징으로 계획하고 경기부양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1851년 런던서 첫 개최… 총 67번 열려

 

세계박람회(EXPO)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남긴 기록이 많다.

 

29일 세계박람회기구(BIE)에 따르면 세계박람회는 1851년 1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던 당시 최고 선진국이자 강대국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린 뒤 가장 최근인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세계박람회까지 총 67번이 개최됐다.

 

2000년 이전까지는 세계박람회 개최 기간이 불규칙했다. 2000년 이후로는 5년에 한 번씩으로 정례화해서 개최한다.

 

초반 세계박람회는 기계문명과 산업화의 전시장으로 활용된 게 특징이다. 선진국이 세계박람회를 과학·기술 성과를 발표하고 홍보하는 자리로 활용했다. 그래서 주로 영국, 프랑스, 미국, 스페인, 벨기에 등 당시 선진국에서 여러 차례 반복해서 열렸다.

지난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세계박람회 모습. EPA연합뉴스

첫 박람회에서는 증기기관이 세계에 소개됐다. 1853년 미국 뉴욕 박람회에서는 엘리베이터, 1886년 필라델피아에선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전화기, 1878년 프랑스 파리 박람회 때는 토머스 에디슨의 전구와 축음기가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에펠탑(1889년 프랑스 파리), 비행선(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나일론·플라스틱·텔레비전(1939년 뉴욕), 무선전화기(1970년 일본 오사카) 등이 세계박람회를 통해 최초로 대중에 공개됐다.

 

역대 가장 많은 참가국 수와 관람객을 끌어모은 세계박람회는 2010년 중국 상하이(上海)박람회다. 246개 나라와 기관이 참가해 관람객 7308만5000여명을 불렀다. 중국은 상하이에 170여년 세계박람회 역사를 담은 박물관을 세워 이를 기념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지난해 7월 BIE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BIE가 9월7일까지 유치신청을 받고 있어서 최종 경쟁 도시가 몇 개가 될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1893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 당시 대조선관 모습. 국립국악원 제공

한국과 세계박람회의 인연은 1893년 미국 시카고 박람회를 통해 맺어졌다. 대조선(大朝鮮)이라는 나라 이름으로 참가했다. 한옥 형태로 지은 전시관 앞면에 가마와 유리 진열장을 놓고 관복, 부채, 짚신 등 각종 생활용품과 악기를 전시했다고 한다. 정부 수립 이후로는 1962년 미국 시애틀 박람회에 처음 참가했다. 이때는 재봉틀, 라디오, 타이어, 철물 제품, 고무신, 치약 등의 공산품과 왕골, 유기제품, 도자기류 등 전통 공예품을 전시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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