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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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물가·물폭탄 속 추석민생안정대책 실효성 높여야

농산물값 급등에 밥상물가 우려
정부, 추석 기간 성수품 가격 관리
민생을 최우선 국정과제 삼을 때

추석 명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물폭탄이 쏟아져 전국 주요 농산물 산지가 쑥대밭이 됐다. 극심한 봄 가뭄과 이른 폭염에다 이제 집중호우까지 덮쳐 일부 농산물은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어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선 배추·오이·시금치 등 상당수 농산물이 일주일 전에 비해 크게 오른 가격에 경매가 이뤄졌다.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밥상물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골자로 한 ‘추석민생안정대책’을 내놨다. 20대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의 1.4배이자 역대 최대인 23만t으로 늘리고 농축수산물 할인쿠폰도 역대 최대인 650억원어치를 풀어 추석 기간 중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을 작년 추석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을 현 수준보다 7.1% 낮추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배추·무 등 농산물은 정부 비축분 방출과 긴급수입 조처로 공급을 늘리고, 돼지고기 등 축산물은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 도입하는 한편 명태·고등어 등 수산물은 비축물량을 전량 방출한다.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온누리상품권 할인구매 한도를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하고, 추석 명절 기간 중 청탁금지법상 농수산물 등 선물가액은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린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명절 대출·보증 자금도 역대 최대 규모인 42조6000억원을 신규 공급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고물가와 집중호우 피해로 인해 민생이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며 “명절 기간 장보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로 추석 성수품을 공급하고 정부도 할인쿠폰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석민생안정대책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명절 때마다 하던 ‘재탕 대책’을 나열하는 데 그친 듯하다. 공급량만 늘렸을 뿐이다. 정부는 ‘걱정은 덜고 희망은 더하는 편안한 명절’을 구호로 내걸었으나 이 정도 대책으로 성수품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정부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가 발굴하기 바란다. 집중호우 피해 보상과 이재민 구호 등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집중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민생안정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추석 민심을 달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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