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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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탈환’ 우크라, 반격에 속도… 푸틴, ‘전술핵’ 카드 꺼내드나

우크라이나가 1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 관문인 리만을 탈환하며 반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는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병합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핵심 도시를 잃는 수모를 당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전을 노리고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리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의 리만 탈환에 따른 푸틴의 굴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도네츠크 리만시 탈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이지윰 근처 파괴된 집 앞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우리는 리만 시내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리만 시내 중심부 시의회 건물 밖에서 우크라이나 깃발을 게양하는 영상을 올렸다.

 

러시아군도 리만에서 퇴각했음을 인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지역이 우크라이나군의 포위 공격을 받아 더 좋은 위치로 후퇴했다고 밝혔다.

 

리만은 도네츠크에서 동쪽 루한스크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핵심 요충지로, 러시아군은 그동안 이곳을 돈바스 지역 공략을 위한 병참 기지로 활용해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리만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간선도로에 접한 소도시인 토르스케도 되찾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지난주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깃발이 늘어났다. 한 주 뒤에 깃발 수는 더 불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의 리만 수복에 대해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리만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서쪽과 남쪽으로 병력과 물자를 보내는 보급로에 있는 도시로, 러시아군은 이 보급로를 잃으면 매우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리만 위치. 구글지도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은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국방부 장관을 남부 오데사에 보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껏 독일에 레오파드 전차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독일은 확전을 우려해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 국방장관이 전쟁 이후 처음 우크라이나를 방문함에 따라 전차 지원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수모를 당한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에 한 발 다가섰다는 우려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돈바스 등을 병합했다고 선언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모든 수단엔 핵무기가 포함된다.

 

러시아는 2000여 개의 전술핵무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지금으로선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쓰려는 동향은 관측되지 않지만, 잇따른 패배와 징집령 등으로 인한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그가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전쟁 초기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