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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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일자리 제공… 농촌 곳곳에 싹 트는 사회적농업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전국 14개 시·도에 농장 83개소 운영
장애인·독거 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
돌봄·생태교육…서비스 공동체 역할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그리니쉬 원예농장’은 조금 특별한 농장이다. 이곳에서는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일하고 있다. 특히 그리니쉬가 특별한 점은 장애인 채용을 생산성의 측면에서만 접근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신장애인들이 꽃과 식물을 관리하고, 분갈이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심어주는 원예치유도 함께 이뤄진다. 이른바 ‘돌봄을 위한 고용’이다.

 

충남 홍성에 자리 잡은 ‘정다운농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어린이집 장애반 아이들이나 지역 독거노인, 경증치매노인 등을 대상으로 돌봄프로그램과 생태교육을 진행한다. 8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모두 지역 어르신들이다. 고령화로 인해 소멸돼가는 농촌에 순환과 공생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셈이다.

최근 충북 충주에 위치한 한 사회적농장에서 참가자들이 식물을 가꾸는 등의 활동을 통해 신체 발달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전국의 농촌 곳곳에 사회적농업이 싹트고 있다. 사회적농업은 농업 활동을 통해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돌봄·교육·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통합과 자립을 돕는 활동을 뜻한다. 정부는 농촌 재생 등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농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농촌의 서비스 제공 주체로서 ‘사회적농장’과 ‘지역 서비스공동체’를 육성하는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농업을 통해 취약계층 대상 돌봄, 교육, 일자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농업 활동을 확산하고 주민 등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농촌의 부족한 사회서비스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서비스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다.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 사회적농장 83개소와 지역 서비스공동체 22개소가 운영 중이며, 이동식 세탁과 집수리 등 주민 생활복지 서비스를 개선하고 농장을 통한 고령자 돌봄과 일자리 제공 등을 통해 농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 인천 11곳, 강원 10곳, 충북 11곳, 충남(대전·세종) 19곳, 전북 17곳, 전남·광주 13곳, 경북·울산 10곳, 경남·제주 14곳 등이다. 농식품부는 내년에도 약 130여개의 농촌 서비스 제공 주체를 대상으로 국비 총 59억원 규모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다수의 농장이 지역을 기반으로 협력하는 공동체 단위 사회적농장 유형이 신설되며, 개별 농장 및 서비스공동체의 지원 첫해 예비단계가 도입돼 지원 규모가 조정된다.

 

사회적농장의 경우는 개별, 공동체 단위, 거점 부문으로 구분해 지원한다. 지원 기간은 1~5년차까지 가능하며 사회적농업 프로그램 운영비 등에 대해 최대 9000만원까지 지원된다. 지역 서비스공동체도 1년차, 2~5년차에 대하여 지원 가능하며 각각 5000만원과 9000만원까지 지원된다.

 

사회적농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농촌지역공동체 기반 경제·사회 서비스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상만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사업을 통해 농촌 주민 등이 자조, 협력을 토대로 서비스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 등 따뜻한 농촌의 모습을 만들어 가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