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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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 정쟁 말고 진상 규명 집중하라

여야가 어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여야는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국조 계획서를 표결로 승인한다. 이후 자료 제출을 거쳐 예산안 처리(내달 2일 예정) 직후 기관 보고, 현장 검증, 청문회 등 본격적인 국조를 진행한다. 국조 기간은 45일이지만,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던 대통령실 경호처와 법무부는 대상 기관에서 빠졌으나, ‘기타 위원회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해 의결로 정하는 기관’도 포함하기로 했다. 서울 도심에서 158명이 압사한 충격적인 사고였던 만큼 수사와는 별개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는 불가피한 수순이다.

여야 협상은 민주당 등 야 3당이 예고한 국조 계획서 국회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둔 어제 국민의힘이 ‘예산안 처리 후 국조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하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 직후 여야는 원내수석부대표 간 논의에 돌입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경찰 조사가 미진할 경우’를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어제 의총에서 이를 철회했다. 국민 다수가 국정조사를 원한다는 여론 동향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데다 국정조사에 불참할 경우 야당과의 예산안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여야의 국정조사 타결은 모처럼 보인 협치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국조 기간 연장, 대상 확대 가능성 등을 남겨두며 향후 신경전이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렵게 국정조사가 시작되는 만큼 실제 조사 과정에서 여야의 소모적인 정쟁은 없도록 해야겠다. 여당은 야당 정치 공세에는 적극 대응해야겠지만, 진상 규명에 비협조적이어서는 안 된다.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한계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제 희생자 34명의 유족도 기자회견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지 않았던가.

민주당도 국정조사를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국면 전환을 위한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애초에 국조 계획서에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경호 인력 과다 소요, 마약 범죄 단속 계획에 따른 질서 유지 업무 소홀 등 대통령이나 법무장관을 겨냥한 듯한 내용을 담아 다분히 대여 공격의 장으로 삼으려는 정략으로 비치지 않았나. 여야는 국정조사에서 정치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합의 취지를 살려 민생 입법과 예산안 처리에도 힘을 합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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