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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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법원 앞 금속노조 야간문화제 봉쇄… 참가자 3명 체포

건설노조 노숙농성 후 강경 대응
“정당한 법 집행, 경찰다움 첫걸음”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과 비정규직 노동단체인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공동투쟁)’이 대법원 앞에서 열려고 계획한 야간 문화제를 경찰이 원천 봉쇄했다. 경찰은 야간 문화제 해산을 요구하며 철제 펜스를 치고 금속노조 등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참가자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25일 금속노조와 공동투쟁 등 200여명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비정규직 임금 인상, 윤석열정부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가운데 40여명은 대법원 앞 서초대로로 이동해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은 지난 16~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2일 노숙 집회 이후 이같은 형식의 야간 문화제에 대해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이 이날 집회 참가자 3명을 체포하고, 해산을 요구한 것도 이같은 강경 입장의 연장선이다.

제지 당하는 참가자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노조법 2조3조 개정 등을 촉구하는 1박 2일 노숙투쟁 집회를 하자 경찰이 강제 해산 시키고 있다. 뉴시스

공동투쟁에 따르면 경찰은 야간 문화제와 노숙 농성을 함께 주최하는 금속노조와 공동투쟁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각각 유선과 구두로 사실상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다만 경찰은 이날 야간 문화제와 노숙 농성에 대해서는 금지 통고를 하진 않았다. 집시법상 신고를 해야 하는 집회가 아니어서다.

공동투쟁은 2021년부터 모두 20차례 대법원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야간 문화제와 노숙 농성을 해왔다. 야간 문화제와 노숙 농성은 집시법에 따른 신고 대상 집회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동안 별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경찰은 야간 문화제가 실질적으로는 집회처럼 진행되는 데다 노숙 농성 역시 도로교통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집회 주최 측이 강행할 경우 강제해산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경찰 경비대에 보낸 서한문을 통해 기존의 집회 대응에 관대한 측면이 있었다며 강력한 집회 단속을 예고했다. 윤 청장은 “그동안은 집회·시위 과정에서 무질서와 혼란이 발생해도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의 실현 과정으로 인식해 관대하게 대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불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음과 교통체증은 경우에 따라 더 큰 상처와 피해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어 “정정당당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야말로 경찰을 경찰답게 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윤 청장의 강경대응 입장과 함께 경찰은 6년 만에 기동대 집회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다음 달 14일까지 전국 131개 부대에서 집회 대응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