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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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vs YG' 이젠 동생돌의 싸움이다

양대 기획사 5세대 신인 걸그룹 대전

하이브 3호 걸그룹 ‘아일릿’ 초반 돌풍
데뷔앨범 초동판매량 K팝 걸그룹 최다
‘마그네틱’ 빌보드 ‘글로벌 200’ 63위에

YG 7년 만에 선보인 ‘베이비몬스터’
2곡 선공개 후 멤버 확충해 정식 데뷔
‘쉬시’ 뮤비 공개 직후 유튜브 2440만뷰

방시혁과 양현석. 한국을 대표하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소속된 하이브와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다. 한국 엔터테인먼트계의 톱클래스인 그들이 공교롭게 붙었다. 물리적으로 치고받고 싸우는 것이 아닌, 신인 걸그룹을 통해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최근 일명 ‘5세대 걸그룹’이라고 불리는 가수들이 앨범을 내면서 가요계를 두드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걸그룹이 있다. 앞서 언급한 하이브와 YG 소속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과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

하이브 걸그룹 ‘아일릿’의 SBS M ‘더쇼’ 출연 모습. 뉴스1

아일릿은 지난달 25일 미니 1집 ‘슈퍼 리얼 미(SUPER REAL ME)’로 데뷔했다. ‘하이브 막내딸’로 불리며 데뷔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이들은 르세라핌(쏘스뮤직)·뉴진스(어도어)에 이어 하이브가 탄생시킨 세 번째 걸그룹이자 보이그룹 엔하이픈 소속사 빌리프랩이 만든 첫 번째 걸그룹이다. 그룹명은 자주적이고 진취적인 의지(I WILL)와 특별한 뭔가를 의미하는 대명사(IT)의 결합이다. 데뷔 앨범에는 타이틀곡 ‘마그네틱(Magnetic)’을 비롯해 ‘마이 월드(My World)’, ‘미드나잇 픽션(Midnight Fiction)’, ‘럭키 걸 신드롬(Lucky Girl Syndrome)’까지 4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좋아하는 너에게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10대 소녀의 솔직 당당함을 자석에 비유한 노래다. 10대 감성을 담기 위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프로듀서로 참여, 10대 프로듀서들과 함께 시너지를 더했다.

대중의 반응은 ‘호(好, 좋다)’다. 아니 ‘극호(極好, 매우 좋다)’다. 미니 1집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이 38만56장(집계 기간 3월 25∼31일)을 기록했다. K팝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 최고 기록이다. 해외에서도 성적이 좋다. 중국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QQ뮤직에서 타이틀곡이 공개된 지 2시간 만에 전체 신곡 차트 실시간 부문 정상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4월6일)에서도 타이틀곡이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각각 63위, 33위에 자리했다.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 80위로 입성하면서 K팝 그룹 데뷔곡 최초 차트인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YG가 7년 만에 내놓은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맞상대인 베이비몬스터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일 첫 번째 미니앨범 ‘베이비몬스터(BABYMONS7ER)’를 발표한 이들은 블랙핑크의 뒤를 이어 YG엔터테인먼트가 7년 만에 내놓는 걸그룹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첫 디지털 싱글 ‘배러 업(BATTER UP)’과 지난 2월 ‘스턱 인 더 미들(Stuck In The Middle)’을 선공개했으며, 이번 앨범에서 멤버 아현이 합류하면서 7인 완전체로 정식 데뷔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쉬시(SHEESH)’, 팝스타 찰리 푸스와 협업한 ‘라이크 댓(LIKE THAT)’을 비롯해 ‘몬스터스(MONSTERS)’, 선공개곡 ‘배터 업’과 ‘스턱 인 더 미들’의 7인 버전 등 7곡이 담겼다. 타이틀곡은 힙합 댄스곡으로 ‘놀라움’을 뜻하는 감탄사 ‘쉬시’를 활용한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이 인상적이다. 방시혁처럼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도 이들의 데뷔에 힘을 보탰다. 양현석이 직접 나서 안무를 결정했고, 바다 등 유명 안무가들이 퍼포먼스 작업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베이비몬스터는 이번 첫 번째 미니 음반 사전 콘텐츠만으로 8500여만뷰에 달하는 유튜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한 관심을 끌고 있다.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글로벌 주간(3월29일∼4월4일)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 1위와 글로벌 일간(지난 2일) 인기 뮤직비디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일 0시 공개 직후 ‘24시간 내 가장 많이 본 동영상’으로 직행하며 조회 수 2440만뷰를 돌파했다. QQ뮤직 MV 차트서도 정상을 꿰찼다. 아이튠즈 6개국에서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들이지만 각 소속사의 개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호평과 신인의 색다름이 없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뉴진스와 블랙핑크가 가지고 있던 느낌이 그대로 아일릿과 베이비몬스터에 반영돼 있다”며 “이는 좋은 말로 하면 각 소속사의 개성과 장점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신인만이 가진 기존 가수와 다른 색다름을 느낄 수 없다는 점도 허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갓 데뷔한 걸그룹이기 때문에 모험을 안 한 것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안전한 길만 가려는 매너리즘도 일부 느껴진다”며 “이후 나오는 앨범에서 얼마나 새로운 시도를 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확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