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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국무회의·언론과 깜짝 식사… 격식 대신 소통 방점 [이재명 대통령 한 달]

입력 : 2025-07-02 18:01:05
수정 : 2025-07-02 22: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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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대통령실 스타일

“국무회의서 처음 발언해봐” 장관도
기자단과 자주 만나 자유롭게 대화
SNS에는 매일 대국민보고 글 올려
‘내란’ 언급 자제… 국정운영에 매진

李, 3일 취임 30일 맞아 첫 기자회견
대통령실 “사전 조율 없이 일문일답”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한 달 동안 소통의 폭과 형식을 대대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의 소통’이 주로 정제된 형식과 딱딱한 틀 안에서 이뤄졌다면, 이 대통령은 격식과 제한의 벽을 허물고 보다 자유롭고 직접적인 소통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취임 30일을 맞아 3일 열릴 예정인 첫 기자회견에서도 특유의 활발한 소통 방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의 이번 기자회견은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마무리발언 순으로 진행된다”며 “기자들과 보다 가까이 소통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꾸려지며, 일문일답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지난달 4일 취임 이후부터 공직사회·언론·국민 등 누구를 만나든 폭넓고 유연한 소통에 나서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대통령의 소통 방식 변화는 국무회의 분위기부터 바꿔놓았다. 이 대통령 취임 후 국무회의는 기존의 ‘대통령 발언 중심’ 틀에서 벗어나 질의응답이 오가는 양방향 회의로 전환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처음으로 발언해봤다’고 한 것이 달라진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및 국민과의 소통도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타운홀미팅을 열고 호남의 숙원사업이던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직접 좌장 역할을 하며 토론회를 진행했다. 타운홀미팅 참석인원은 당초 100명 이내로 제한할 계획이었으나 이 대통령 제안으로 제한 없이 누구나 참석할 수 있게끔 진행됐다.

 

기성 언론과의 소통도 잦아지고 격식이 줄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기자식당 깜짝 방문이나 깜짝 티타임 형식으로 대통령실 기자단과 네 차례 만났다. 한 주에 한 번꼴로 기자단을 직접 만난 셈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주제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질문받고 때로는 먼저 언론에 질문하기도 하는 등 편안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상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이뤄지던 기자회견을 취임 30일 만에 하기로 한 것도 이 대통령의 소통 강화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소통도 강화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일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그날의 일정 관련 글을 여러 SNS에 올리고 있다.

기자들과 ‘번개 점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하고 있다.
이 대통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내란’에 관한 직접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란 극복 프레임을 적극 활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세계일보가 이날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 대통령 발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소위 ‘내란 세력’이라는 표현은 취임 직후 현재까지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진행한 브리핑에서도 내란 세력을 지칭한 표현은 없었다. ‘내란’으로 좁혀 조사한 경우, 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취임사와 10일 국무회의 단 두 번 발언 도중 ‘내란’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 중 10일 국무회의는 ‘내란 특검’ 임명에 따른 언급이었다. 강 대변인 브리핑에서 ‘내란’이라는 단어는 총 7차례 쓰였는데 마찬가지로 ‘내란 특검’에 대한 언급이거나 ‘내란’ 상황에 따른 경제 악화 등을 설명하는 도중 쓰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적잖게 ‘내란 세력’이라는 표현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나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태도는 대통령실은 국정운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야당을 상대로 한 공세는 여당인 민주당이 도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당 지도부의 모두 발언 중 ‘내란 세력’이 언급된 횟수는 9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