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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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평가 엄격한 기준, 中企 녹색경영 위축” [2022 세계에너지포럼]

세션3-글로벌 ESG 금융·정책지원

투자·대출 받기 상대적으로 어려워
금융과 연계되도록 제도 뒷받침돼야
18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에너지포럼 세션3에서 유인식 IBK기업은행 전략기획부 ESG경영팀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에너지포럼’에서는 산업계가 탄소중립을 이행을 보조할 녹색채권을 포함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의 방향과 정책적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탄소중립을 포함한 에너지 이슈에 기업이 대응하려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이런 재원에 대한 투자나 대출 등의 분야에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졌다는 지적이다.

발표자로 나선 유인식 IBK기업은행 전략기획부 ESG경영팀장은 “기업의 입장에서 ESG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경영과 동시에 투자의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면서 “2012년 이후 ESG 분야 투자자금은 연평균 13%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G 경영을 잘한 기업은 투자를 많이 받고, 금융기관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ESG가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ESG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적용하는 강도와 속도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친환경을 앞세워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 등의 부작용을 경계해야 하는 건 맞지만, ESG 평가에 과도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자칫 기업의 노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유 팀장은 “중소기업이 에너지 고효율 설비를 교체하고 싶어서 ESG 관련 대출을 하러 가면, 은행에서는 평가 기준 등에 충족하는지를 확인하겨 각종 자료를 요구한다”며 “중소기업에는 이런 절차가 오히려 녹색경영으로 전환하는 데 방해요소가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18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2 세계에너지포럼에서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염성오 한국기업평가 사업가치평가본부장도 “1급수가 아닌 물에 너무 촘촘한 그물을 사용하면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어려워진다”면서 “ESG를 초반부터 엄격한 규제 위주로 가면 안 되고, 탄소중립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가 금융과 잘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게 우선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선경 한국ESG연구소 ESG센터장은 “단기간에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ESG를 모르시는 분이 없지만, 각자 바라보고 싶은 측면으로만 이해하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ESG를 이행하는 각 기업계와 이를 감시하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ESG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