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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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 몰리게…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나서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벗어나자]

<하> 증권업계·개인투자자가 바란다

해외기관 MSCI지수 기반 투자 결정
韓 현재 신흥국 수준, 자금 유입 한계
“우리시장 건전·투명성 증명해 보여야”

사모펀드 과도한 규제 시장 위축시켜
상품검증·판매과정 개편 등 조치 당부
“개미 피해없게” 공매도 금지 목소리도

‘동학개미’ 열풍을 타고 거침없이 코스피 3000시대로 내닫던 최근 2∼3년간 분위기는 요즘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증시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면서 증권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투자 공부에 열을 올리며 ‘영끌’ 투자도 마다하지 않던 동학개미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에 썰물처럼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락장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재연되고 있다. 상반기 국가별 명목 GDP가 많은 11개국 중 한국 증시 하락률은 최하위권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출범한 새 정부 금융 당국에 증권업계와 개인투자자들이 주문하는 것은 뭘까.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윤석열정부가 기업의 자금 조달과 국민의 재산 형성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 위한 과감한 상품 개발은 물론 세제 개편을 통해 자본시장 본연의 환경이 조성될 수 있게 지원해주기를 기대했다.

 

증권업계는 특히 윤석열정부가 지난해 말 좌절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DM) 편입을 위한 노력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국 기관투자자 다수가 MSCI 지수를 통해 투자에 나서는 만큼 현재 신흥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MSCI 지수 등급이 선진국으로 편입하게 되면 외국 자금 유입이 더욱 수월해지며, 자본시장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할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 순유입 규모를 50억∼360억달러로 추정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외환시장 개방 등을 통해 MSCI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거래소 등 자본시장 감시자들이 상장기업 감시를 철저하게 해 우리 시장이 투명하다는 것을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MSCI는 한국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아직 쉽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

 

B자산운용 관계자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게 되면 자금이 많이 들어오게 될 것이 명확하다”며 “자금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시장 발전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또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잔뜩 위축된 사모펀드 시장과 관련한 규제를 풀어달라고 주문했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만들어진 과도한 규제가 시장의 창의성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C증권사 관계자는 “규제 강화보다는 상품 검증 체계나 판매 프로세스 개편 등의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불완전판매나 상품 설계 자체가 잘못된 경우가 아니라면 금융상품은 다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규제 강화 필요성도 나온다. 권재현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최근 한 정책심포지엄에서 불완전판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개인은 사모펀드 투자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시경제 차원에서의 근본 개선 방안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한국경제의 제일 큰 문제는 잠재성장률이 선진국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회적 대타협 등을 통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려놓게 된다면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2% 내외로 추정되는 한국 잠재성장률은 저출산 등으로 인해 계속 하락 중인데 한국금융연구원은 윤석열정부 임기 중에 한국 잠재성장률이 1.5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개미’에게 불리하지 않은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금융산업 선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미리 주식을 빌린 뒤 내다 파는 ‘공매도’ 규제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매도를 금지했던 금융 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일부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공매도에 나서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하락 폭을 키우는 만큼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42조1440억원을 공매도, 전체의 72.1%를 차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고,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큰 단점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다시 규제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공매도 금지는 MSCI 편입 실패에서 보듯 글로벌 표준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펀드 대표는 “공매도는 (현 상황과) 사실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D증권사 관계자도 “지금은 공매도를 폐지하기보다는 공정한 기회를 플레이어 모두에게 부여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영익 교수도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공매도했던 사람들이 다시 주식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할 것”이라며 “특별히 공매도를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도형·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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