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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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물속에서 톡톡 튀는 물벼룩

연못에서 떠온 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작고 동그란 생물들이 톡톡 튀듯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벼룩이라고도 불리는, 작은 절지동물 ‘지각류’이다. 지각류의 몸 크기는 약 0.5∼6㎜로 매우 작고, 대부분 몸이 두 개의 갑각으로 둘러싸여 있다. 머리에는 커다란 하나의 겹눈과 두 번째 촉각인 안테나가 나뭇가지처럼 길게 뻗어 있다.

물벼룩은 투명한 갑각 안에 있는 5∼6쌍의 부속지로 물속 유기물이나 작은 식물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다. 어미의 등 쪽에 있는 ‘육낭’이라는 주머니에서 알을 부화시켜 새끼가 되면 몸 밖으로 내보낸다. 우리나라에 사는 물벼룩은 4목 13과 4속 114종이다(‘2021 국가생물종목록’ 기준).

지각류의 재미있는 특징은 대부분 암컷이라는 것이다. 암컷 혼자 자손을 낳는 단성생식과 일시적으로 수컷을 만들어 교미하는 유성생식을 번갈아 하는데, 보통 암컷만 생산하고 한 마리당 수백 마리의 자손을 낳아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를 늘릴 수 있다. 환경오염 등으로 생존이 불리해지면 육낭에 있던 알 일부는 수컷으로 부화한다. 암컷과 수컷이 교미하여 단단한 껍질에 싸인 ‘휴면란’(Resting Egg)을 만들고, 이것이 바닥에 가라앉아 기다리다가 환경이 좋아지면 암컷으로 부화해 세대를 이어나간다.

짧은 시간에 많은 개체 수를 얻을 수 있다는 점과 환경에 민감하다는 점을 활용해 ‘큰물벼룩’(Daphnia magna)이란 물벼룩은 생태독성 시험생물종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다만 큰물벼룩은 우리나라 자생생물이 아니므로 자생종인 ‘유리물벼룩’(Daphnia galeata)으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물벼룩은 수질오염 상태를 알려주는 수생지표생물로도 이용되는데 물벼룩이 사는 물은 공업용수로나 사용 가능한 3급수라는 뜻이니 마셔서는 안 된다.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은 생물들의 변화가 바로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열쇠다.


남은정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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