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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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손정의, 이재용과 ARM 인수 논의할 듯… 尹대통령 접견도 관심

한국을 찾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ARM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전날 오후 3시50분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손 회장은 약 일주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이 부회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 측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ARM과 삼성전자의 전략적 협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달에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오는데, 아마 그 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IT 기기의 AP 설계 기술을 갖고 있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ARM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 업체 중 하나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지난 2019년 7월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이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손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ARM 인수를 공식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독과점 문제 때문에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ARM의 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인텔 등 ARM 인수에 관심이 있는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이 SK하이닉스 경영진과 접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올해 초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접견 여부도 관심사다. 과거 손 회장은 1999년 고 김대중 대통령을 시작으로 정권이 바뀔때마다 한국을 찾아 대통령들에게 국가의 성장 전략에 대해 제안해왔다. 

 

가장 최근 손 회장과 한국 대통령의 만남은 2019년 7월이다. 당시 손 회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접견해 글로벌 벤처기업의 창업 및 성장, 해외시장 진출 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