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정은, 둘째 딸과 화성-17형 성공 축하연 또 동행… 北 “존귀하신 자제분” 호칭 승격

金, 공로자들 승진 챙겨… TEL엔 영웅 칭호
“백두의 혈통만 따를 것” 충성 맹세 결의
29일 핵 무력 완성 선언 5주년 맞춰 자축
7차 핵실험 등 강화된 도발은 없을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한 번 둘째 딸과 함께 지난 18일 있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자축하고 공로자들을 격려했다. 핵이 미래 세대의 국가 전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설주 흉내 낸 김정은 둘째 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 전 둘째 딸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7일 김 위원장의 기념사진 촬영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뉴스1

2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둘째 딸 김주애로 추정되는 여자 어린이와 함께 화성-17형 발사 공로자들을 격려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공개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동행해 그 위상을 뽐낸 김주애는 지난 19일 공개된 사진의 앳된 모습보다 훨씬 성숙하고 정제된 차림을 하고 있다. 당시 북한 매체는 김주애를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호칭했는데, 이번에는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불렀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화성포-17형은 분명코 우리 인민이 자기의 힘으로 안아온 거대한 창조물”이라며 “한계가 없는 국방력 강화의 무한대함을 향해 계속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ICBM 관련 공로자들을 치하하면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장 명의로 국방과학연구부문 지도간부와 과학자들의 승진을 직접 챙겼다. 최고지도자가 위관급 장교들의 승진까지 직접 챙긴 것은 이례적이다. 사람이 아닌 ICBM 이동식발사차량(TEL)에도 영웅 칭호와 함께 금별메달, 제1급 국기훈장이 수여돼 눈길을 끈다.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일군(간부)들은 김 위원장에게 바치는 결의 편지(맹세문)에서 “뼈가 부서져 가루가 되는 한이 있어도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위하여 영원히 용감히 싸워나가겠다”며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 사진은 화성-17형 이동식 발사대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오는 29일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2017년 ‘핵무력의 완성’ 5주년으로, 이에 맞춰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한번 더 대대적으로 자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화성-17형 발사 계획은 연초 수립되었고, 화성-15형 발사 5주년, 즉 정주년에 맞춘 발사 일정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제7차 핵실험, ICBM 정상각도 발사 등이 앞으로 남은 도발로 꼽히지만, 북한이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이미 대대적으로 자축함에 따라 당장 오는 29일에는 이보다 강화된 도발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핵실험은 마지막 카드로서 그 시기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이며, 단지 핵실험 전에 담화 등을 통한 말폭탄과 명분 축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