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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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4분 '계단 오르기' 심장마비 위험 50%↓… 효과 얼마나 좋길래? [수민이가 궁금해요]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매일 새벽 아파트 계단을 오른다. 아파트 1층에서 48층까지 높이는 155m. 다른 운동도 많은데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이유는 뭘까. 김씨는 21일 “155m 계단을 오르는데는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며 “1시간 가량 가볍게 뛰는 조깅 보다는 강도가 높아 운동 효과가 좋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숨이 몰아칠 정도의 격렬한 신체활동은 심장마비와 심혈관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계단 오르기 같은 고강도 신체활동을 하루 4분만 하면 심장마비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김씨처럼 계단 오르기 같은 고강도 신체활동을 하루에 4분만 하면 심장마비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달리기, 자전거 빠르게 타기, 계단 오르기 같은 활동이 혈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대학 등 공동 연구팀이 최근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 중년 여성이 하루 평균 1분 30초~4분간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40~60대 영국 남녀 2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약 8년간 추적 검사를 했다. 검사 항목은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 질환 발병 사례를 살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3분 24초씩 격렬한 활동을 하는 중년 여성은 심장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45%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심장마비를 겪을 가능성은 51%, 심부전을 겪을 가능성은 67% 각각 낮게 나타났다.

 

활동량이 3분 24초 미만일 때도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 하루 최소 1분 12초~1분 36초간 단시간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면 주요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30% 낮게 나타났다.

 

반면 남성의 경우 이러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하루 평균 5~6분의 고강도 신체 활동을 한 남성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16% 감소했으며 하루 2~3분의 경우 11% 감소에 그쳤다.

 

시드니 대학의 엠마누엘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계단 오르기, 오르막 걷기와 같은 몇 분간의 활동만으로 심장 건강에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상생활에서 하루에 단 몇 분간만 격렬하게 움직여도 암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조기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크 해머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스포츠‧운동의학과 교수와 호주 시드니대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영국의 60대 남녀 2만500여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적은 양의 신체활동이 주요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2만 5241명의 하루 활동 패턴과 함께 암,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 중 매일 1분씩 3번 격렬한 활동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사망률을 비교했다. ‘격렬하고 간헐적인 생활 방식의 육체적 활동(VILPA)’에는 계단 오르기, 애완견과 마당에서 놀아주기, 버스를 잡기 위해 달리기 등 일상 행동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꾸준히 격렬한 활동을 한 사람은 격렬한 활동을 하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49% 낮았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3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해머 교수는 “현재 성인들에게는 주 150분 정도의 적당한 운동 또는 75분 정도의 격렬한 운동이 권장된다”면서 “이번 연구에선 일상 속 짧은 시간의 격렬한 활동도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