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설 인사를 전하며 ‘옥중정치’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24일 변호인단을 통해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아무쪼록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함께 챙기면서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 메시지에 대해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서신 발신까지 제한된 상태여서, 변호인 구술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전하는 설날 인사”라고 설명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20일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서울구치소에 윤 대통령의 서신 수·발신 금지 결정서를 송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부로 입장을 밝혀왔으나 공수처가 서신 수신, 발신을 금지하자 변호인단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형태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국민이 누구 때문에 참담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고 있는지 모르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 삶은 안중에 없던 사람이 갑자기 국민 생각이 난다며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니 기가 막히다”면서 “진정 국민을 생각한다면 내란에 대해 사죄하고 담담히 수사와 법의 심판을 받아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이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 무책임한 모습으로 수수방관해 놓고 피의자가 돼 이런 편지를 보내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핍박받는 모습을 연출해 국민 동정을 사려는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질서를 무너뜨리며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는 지지층에게 보내는 연서로 보일 뿐”이라며 “이제라도 진정 국민을 생각한다면 뻔뻔한 옥중서신을 보낼 것이 아니라 수사에 성실히 임해 국민과 나라의 짐이 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