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미현(44)씨는 매일 아침 운동 후 요구르트를 마신다. 사실상 아침 식사인 요구르트가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의사의 권유 때문이다. 과연 효과는 있을까. 김씨는 13일 “요구르트를 마신지 석 달 정도 됐는데 무엇 보다 배변 활동이 좋아졌다”며 “요구르트에는 각종 비타민과 칼슘 등이 있어 영양면에서도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요구르트와 우유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을 최대 20%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명 ‘장(腸) 미화원’이라고 불리는 유산균은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도와 배변 활동을 촉진하고 대장암 예방 등에 도움을 준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산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MGH) 등이 속한 미국 최고 수준의 병원 네트워크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식단을 통해 대장암 예방 가능성을 제시해 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요구르트 섭취에 따른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통해 대장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학술지 장내 미생물학(Gut Microbes)에 발표했다.
10만 명 이상의 남녀 성인을 수십 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요구르트를 장기간 섭취한 사람은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양성 대장암(대장암 종양에서 유익 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의 존재가 확인된 사례)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주일에 요규르트를 최소 2회 섭취하면 비피도박테리움 양성 결장암 위험이 20% 낮아졌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도 요구르트와 대장암의 연관 관계를 조사했다. 조사는 남성 3만3000여명, 여성 5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분석했다. 대상자 모두 1986~2012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연구 결과, 요구르트를 일주일에 2번 이상 먹는 남성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대장 선종이 생길 위험이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과 달리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비종양성 용종 발생 위험은 19% 낮았다.

매일 우유 한 잔을 마시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17%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옥스퍼드 인구 건강 연구팀이 성인 여성 54만2778명의 식단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97가지 식이 요인과 암 발병 위험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약 1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우유와 요구르트 등 칼슘이 풍부한 식음료는 16년 동안 암 진단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하루에 칼슘 300mg(우유 한 잔에 함유된 양)을 섭취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17% 낮아졌다. 두유를 비롯한 식물성 대체 음료를 섭취해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났으나 치즈나 아이스크림을 섭취하는 것은 동일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건강 체중을 유지하고 금연·금주를 실천하며 적색육·가공육 섭취는 줄이고 채소·과일·통 곡물 위주로 식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