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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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꺼는?” 물으면 늘 “있지~”… 천사표 母의 ‘마지막 나눔’

입력 : 2025-06-19 10:49:47
수정 : 2025-06-19 11: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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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마지막 나눔', 두 생명의 '시작'으로

헌신적이던 母 집서 쓰러져 뇌사…회생 불가
좌우 신장 기증 택해… 2명에 새 생명 선물

유족 “버티게 하는 게 엄마 더 힘들게 하는 일
평소 ‘삶의 끝에 누군가 살리고파’ 말해와
우리도 착하게 살 것…기증도 하고 싶어
더 이상 가족 걱정 마시길” 마지막 인사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뇌사상태가 된 6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양산부산대병원에서 한인애(65)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19일 밝혔다.

 

故 한인애(65)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씨는 지난달 12일 집에서 쓰러져 가족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회생 가능성이 없음에도 한씨를 버티게 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를 힘들게 할 것 같다는 마음과 평소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던 그의 말을 기억해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한씨가 자녀 등 식구들에게 헌신적인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언제나 쉬지 않고 무언가를 했던 사람, 작은 것이라도 남을 챙겨주길 좋아했던 사람”이었다고 떠올렸다.

 

자녀 정지혜 씨는 “하늘나라에서는 더 이상 가족 걱정은 하지 말고 건강하고 재미있게 지내시라”며 “우리도 엄마처럼 착하게 살려면 (장기)기증을 해야할 것 같다”고 고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나눔을 결정해 주신 한인애 님과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이 나누어주신 따뜻한 사랑의 온기가 널리 퍼져나가길 희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