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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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좋아하면 각오하세요”…4분기부터 ‘이것’ 터집니다

입력 : 2025-08-30 05:00:00
수정 : 2025-08-30 0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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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율 관세 직격탄, 커피 원두 가격 30% 급등…국내 커피값 또 오르나?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에 미국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공급망에 균열이 생겼고, 이상기후와 투기 자본까지 가세하며 원두 가격은 단 한 달 만에 30% 가까이 급등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4분기부터는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

업계는 연초에 이어 커피 음료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아라비카·로부스타 동반 급등…한 달 새 최대 30%↑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커피 원두의 대표 품종인 아라비카는 파운드당 3.8504달러(현지시간 27일 기준)에 거래됐다. 불과 한 달 전보다 29.1% 오른 수치다.

 

아라비카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고급 품종으로, 일반적으로 로부스타보다 부드러운 맛과 향을 지닌다. 로부스타와 함께 글로벌 커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아라비카 가격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파운드당 2달러 선에 머물렀지만, 11월 이후 급등세로 전환돼 올해 2월 13일에는 4.389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4월부터 하락세를 보였으나, 8월 들어 다시 반등하며 4달러선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로부스타 역시 같은 기간 톤(t)당 4500달러를 돌파하며 한 달 새 30% 이상 가격이 치솟았다.

 

◆미·브라질 무역 갈등이 ‘도화선’…공급 불안, 투기까지 겹쳐

 

이번 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브라질 간의 무역 갈등이다. 미국은 이달 6일부터 브라질산 커피 원두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원두 수입업체들이 브라질 원두의 구매를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수급에 혼란이 발생했다.

 

여기에 브라질 주요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주 일대에서 8월 초 냉해 피해가 발생해 내년 생산량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의 7월 생두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1% 감소하며 공급 불안이 가시화됐다.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이어지자 원자재 시장에는 투기 자본까지 몰려들며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중국, ‘반사이익’ 챙기며 공급망 재편 본격화

 

미국과 브라질의 관세 전쟁은 글로벌 커피 무역 지형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주브라질 중국대사관은 브라질 원두 수출업체 183곳에 대한 수출 통관을 승인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 직후 나온 조치로, 브라질산 원두의 중국 수출 확대를 겨냥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복잡한 행정 절차 때문에 브라질산 원두의 중국 수출이 쉽지 않다. 이번 조치로 규제가 완화되면서 아라비카 수출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소 카페들은 원두 구매처나 규모에서 불리해 가격 압박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게티이미지

실제로 올 6월 기준 브라질의 대미 원두 수출량은 약 44만포대에 달했다. 대중 수출량은 5만6000포대에 불과했다.

 

중국 내 고급 원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양국 간 커피 교역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중장기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커피값 또 오를까”…프랜차이즈, 4분기 가격 인상 검토

 

글로벌 원두 가격 급등은 국내 커피 소비자에게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보통 3~6개월치 원두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급등분은 빠르면 4분기부터 원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이미 커피 음료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연말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형 브랜드는 일정 기간 가격을 동결할 여력이 있다. 중소형 카페는 원두 단가 상승분을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일시적 현상 아냐…구조적 리스크로 봐야”

 

전문가들은 이번 원두 가격 급등을 단순한 이상기후나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기후 요인뿐 아니라 미·브라질 무역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투기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고율 관세가 장기화되면 브라질은 중국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본격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프랜차이즈는 어느 정도 가격을 버틸 수 있겠지만, 4분기 이후 인상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중소 카페는 원두 구매 규모나 유통망에서 불리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이 고급 아라비카 원두 소비를 본격 확대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원두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수입 원두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