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지표 엇박자’가 심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에테르노 청담’의 보유세는 시뮬레이션 결과 지방 아파트 한 채 값에 육박하는 4억 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실거래가와 정부 지수, 공시가격이 제각각 움직이면서 “어느 숫자가 진짜 내 집값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올해 기준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를 차지한 ‘에테르노 청담 펜트하우스’(전용면적 약 460㎡)의 공시가격은 325억7000만원으로 산정됐다. 전년 대비 125억원 이상 수직 상승한 수치다. 이를 바탕으로 1주택자 기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친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단순 계산상 예상 납부액은 약 4억760만원에 달한다. 인근 평형에 거주하는 아이유(본명 이지은) 역시 보유세가 1억5000만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납부액은 보유 형태 및 공제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톱스타들이 밀집한 이 단지의 세금 고지서는 올해 서울 기준 공시가격 상승률(18.67%)의 가파른 기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스타들이 내는 ‘억 소리’ 나는 세금이 일반 서민들에게는 실질적인 ‘공포’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특히 4월 들어 발표되는 부동산 지표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지수는 강남권 일부 지역이 하락 전환했다며 시장의 하향 안정세를 반영한 반면,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의 계약이 체결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 3구(24.7%)와 한강 벨트(23.13%)의 공시가격이 서울 전체 상승률을 압도하면서 지역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지표의 괴리는 ‘거래 절벽’이 만든 착시다. 거래가 극히 적은 시기에는 단 한 건의 고가 거래가 전체 실거래 평균을 끌어올리지만, 부동산원 지수는 이를 일시적 변동으로 보고 수치를 깎아내리는 ‘평활(스무딩) 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도 호가까지 반영하는 KB부동산 시세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서울 집값을 설명하는 지표만 네 개에 달하게 된다.
가장 첨예한 갈등 지점은 역시 정부가 산정하는 공시가격이다. 시장 지표가 엇갈리고 실거래가 정체된 상황에서도 정부는 공시가격을 5년 만의 최대 폭인 18.67%나 끌어올렸다. 이는 실질적인 자산 가치 상승을 체감하지 못한 1주택자들까지 고스란히 ‘세금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유세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여 가지 행정 지표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시장 흐름과 동떨어져 움직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스포츠 스타들의 화려한 자산 가치가 주목받는 이면에는 거래 절벽과 정책 가격의 괴리 사이에서 시름 하는 실수요자들의 딜레마가 깊게 깔려 있다. 정부가 호가 반영 기준 등 산정 모델 개선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의견 청취 절차가 마감됨에 따라, 이제 시장의 눈은 4월30일 예정된 공동주택 공시가격 최종 확정 발표로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