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만년 약팀의 이미지를 씻는 듯했다. 다만 2026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화가 강팀으로 완전히 거듭났다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중론이었다. 특히 2026년은 한화의 상황이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졌기에 더더욱 그렇다. 2025년 한화 돌풍의 중심에는 33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있었지만 올해는 이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선발투수진이 약해진 것은 분명하기에 이런 가운데서도 올 시즌 상위권 싸움을 펼친다면 한화를 이젠 누구도 약자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6시즌이 한 달을 넘기면서 한화가 우려했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운드가 붕괴 직전에 몰리며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불펜이 먼저 무너진 가운데 그나마 버텨주던 선발투수들까지 줄부상에 시달리는 난관에 부딪혔다. 이 위기를 얼마나 잘 돌파할 것인가에 올 시즌 한화의 성패가 달렸다.
올해 한화 마운드는 새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가 3월31일 첫 등판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며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불펜에서 먼저 불거졌다. 한승혁, 김범수 등 불펜 주축들이 모두 이적해 생긴 구멍을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 채워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한화의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6.31로 10개 구단 최하위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김서현은 제구 난조 속에 사사구를 남발하다가 2군으로 내려갔고 2년 차 정우주는 신인시즌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서현은 2군에서도 아직 제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라 복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믿을 만한 중간 투수가 보이지 않는 까닭인지 정우주는 너무 잦은 등판으로 혹사 논란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3일까지 정우주는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5홀드에 평균자책점 6.75로 기대만 못하다. 경기 수로는 배재환(NC) 스키모토 코우키(KT) 이병헌(두산)과 함께 공동 1위다. 지난해 데뷔해 풀타임을 뛰고, 10월 포스트시즌과 11월 K베이스볼 시리즈까지 치렀다는 점에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버텨 주던 선발진마저 5월 시작과 함께 잇따라 부상의 신음을 내뱉으며 쓰러지고 있다. 지난 1일 외국인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가 팔꿈치 염증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데 이어 문동주마저 2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회 공 15개만 던진 뒤 오른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문동주 역시 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한화 선발진은 39세 베테랑 류현진과 아시아쿼터 왕옌청 외에 모두 붕괴한 상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황준서와 함께 박준영, 강건우에 정우주까지 대체 선발 자원으로 생각하며 당분간 힘겨운 마운드 운용을 해야 할 처지다. 화이트가 복귀할 때까지 일시 대체 선수인 잭 쿠싱은 불안한 뒷문을 지키는 불펜 투수로 계속 쓸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그나마 한화의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4.25(4위)로 버텨줬지만 앞으로 얼마나 버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팀 전체 평균자책점 역시 5.24로 최하위에 그쳐 시즌 평균자책점 1위(3.55)였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팀이 돼 버렸다. 이로 인해 돌파구를 타격에서 찾는 수밖에 없게 된 한화는 노시환이 확실히 살아나면서 문현빈 강백호와 함께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해 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렇게 한화의 불안한 마운드는 3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쿠싱을 7회부터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를 욕심냈던 한화는 6-4로 앞선 채 맞은 9회말에 쿠싱이 김지찬,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린 뒤 르윈 디아즈에게 끝내기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6-7로 패했다.
한편 롯데는 이날 인천 원정에서 1-2로 끌려가던 8회초 2사 후에 터진 빅터 레이예스의 뒤집기 3점 홈런에 힘입어 SSG를 5-2로 꺾고 4연승을 내달렸다. 타선이 폭발한 두산은 키움에 14-3으로 대승을 거뒀고, NC도 LG를 10-3으로 꺾었다. KT는 KIA를 6-4로 눌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