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세계 거의 모든 나라 군대에는 장성(將星)이란 계급이 존재한다. 여기서 ‘성’은 별(★)을 뜻하는 한자다. 육군·공군·해병대의 장군과 해군의 제독 모두 계급장에 별 모양이 들어가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별 넷 대장부터 별 하나 준장까지 장성들 사이에도 엄격한 서열이 존재한다. 현행 법률은 대장보다 더 높은 별 다섯 원수(元帥)의 존재도 예정하고 있다. 군인사법 제17조의3에 따르면 원수는 국가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대장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되, 국방부 장관 추천과 국무회의 심의는 물론 국회 동의도 받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오마 브래들리 육군 원수(1981년 별세)를 끝으로 더는 원수가 없다.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이 주관하는 월드컵이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로 꼽힌다. 1930년 우루과이 대회를 기점으로 출범한 월드컵은 올해 23회쨰를 맞아 북중미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에서 열린다. 월드컵에는 하나의 엄격한 규칙이 있는데, 바로 역대 우승국들은 선수 유니폼에 우승 횟수만큼의 별을 새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제껏 4회 우승을 기록한 독일과 이탈리아는 군대에 비유하면 대장처럼 별 넷을 단다. 피파 회원국들 중 가장 많은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 선수들 옷에는 별이 무려 5개 박혀 있다. 군대에 비유하면 원수나 다름없다. 브라질이 5번째 우승을 확정지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 국내 언론이 ‘5성장군 브라질’이란 제목의 기사를 쓴 것도 무리는 아니다.
브라질과 독일·이탈리아를 정점으로 3회 우승국(아르헨티나), 2회 우승국(프랑스), 1회 우승국(잉글랜드·스페인) 등이 뒤를 잇는다. 우루과이는 1930년과 1950년 두 차례 우승해 프랑스와 동률인데도 유니폼에 별 4개를 단다. 이는 피파가 공인한 결과다. 1920∼1930년대 세계 최강의 축구 실력을 자랑한 우루과이는 월드컵 대회 출범(1930) 이전 치러진 1924년과 1928년 두 차례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모두 1등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해당 경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말고 피파가 주관했던 만큼 피파는 월드컵 탄생 전에 우루과이가 딴 금메달 두 개를 월드컵 우승과 동일시한다.
북중미 월드컵이 12일 개막한 가운데 조별 리그 A조에 속한 한국이 난적 체코와의 경기에서 2-1로 완승하며 온 국민을 기쁘게 했다. 그런데 조별 리그 G조에 속한 이집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6일 벨기에와의 첫 시합을 앞두고 피파에서 날아든 경고장을 받았다. 유니폼에 새겨진 7개의 별을 제거하라는 내용이다. 이집트는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축구 대항전인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7차례 우승한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선수들 유니폼에 별 7개를 박아 넣었다. 피파는 이것이 규정 위반이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집트는 경고를 받아들여 유니폼 디자인을 급히 수정했다. 본의 아니게 ‘계급 사칭’ 혐의를 받은 이집트 선수들이 오해를 풀고 위축됨 없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길 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