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그제까지 사흘간 경북 안동에 비 230㎜가 쏟아졌다. 안동 일직면 귀미리에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임시 주택 단지가 있다. 지난해 3월 안동 등 경북 지역을 집어삼킨 산불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의 거주 공간이다. 그런데 폭우에 컨테이너 주택이 토사와 함께 떠내려가며 이재민 일부가 임시 보금자리마저 잃고 말았다. 지하로 튼튼히 뿌리를 내린 일반 주택들도 급류 앞에선 안전을 장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하물며 그냥 땅바닥 위에 놓인 컨테이너가 세찬 비로 불어난 물줄기에 취약한 것은 당연하다.
앞서 기상청은 제헌절 연휴 기간 경북에 50∼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충청 지역은 최대 300㎜ 이상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막상 수재가 발생할 만큼 많은 비가 쏟아진 곳은 안동, 영주, 의성 등 경북 북부 지역이었다. 기후변화로 기상 이변이 속출하는 시대에 기상청의 날씨 예측도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요즘 극한 호우는 지역 주민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인 만큼 기상청이 좀 더 정확한 예보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지울 길이 없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한 당국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다. 지난해 3월22일부터 8일간 이어진 경북 산불로 거의 10만㏊(약 3억200만평) 임야가 소실됐다. 1986년 이후 집계된 산불 통계로 역대 최대 피해 면적에 해당한다. 당시 5500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주택 복구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오죽하면 아직도 컨테이너 임시주택에 거주하는 이재민들이 있겠는가. 지난 1년4개월 동안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엇을 했는지 따져 묻고 싶다.
산불 이재민들은 수재 발생 후 “물에 둥둥 뜬 컨테이너 집들이 서로 부딪혀 엉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우릴 버린 모양”이라고 탄식했다니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호우 피해가 발생한 지역의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가용 장비와 인력을 총투입해 응급 복구를 신속히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런 사태가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지자체에 행정력 총동원을 촉구한다. 이재민들의 일상생활 복귀 지원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