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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대에 헬스 시작해도 안 늦었다”…201만명 연구가 뒤집은 ‘운동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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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코호트 통합 분석…신체활동 권고량 충족군 사망 위험 22% 낮아
한국 9177명 추적…WHO 권고 수준 활동군 사망 위험비 0.68
‘시작 시점’보다 ‘활동량 변화’ 중요…주 150분 도달군 사망 위험↓

“운동은 젊을 때 시작해야 한다.”

 

평생 운동과 거리를 두고 살아온 중년·고령층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한 사람과 비교하면 이미 늦었다는 체념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국내외 대규모 연구 결과는 이 같은 통념에 물음표를 던진다. 201만명 규모 국제 코호트와 평균 72세가 넘는 고령자 3만8125명을 추적한 연구는 운동의 건강 효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언제 시작했느냐’보다 ‘현재 신체활동을 어떻게 바꾸느냐’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운동의 효과가 특정 연령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40대와 50대는 물론 고령층에서도 신체활동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활동량을 늘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건강 궤적을 보였다. ‘운동 골든타임’은 과연 20대일까. 40대부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일까. 60대 이후에도 생활체육을 시작할 수 있을까.

 

수십만명에서 2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코호트와 한국·일본의 고령층 데이터를 종합하면 결론은 명확하다. 운동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4년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연구는 미국 국민건강면접조사(NHIS),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중국 카두리 바이오뱅크, 대만 Mei Jau 코호트 등 4개 인구집단 기반 전향적 코호트를 통합해 분석했다. 연구 대상만 201만1186명에 달했다. 평균 연령은 49.1세, 연령 범위는 20~97세였으며 여성은 110만5581명(55.0%)이었다. 추적기간 중앙값은 11.5년, 그동안 확인된 사망자는 17만7436명이었다. 연구진은 대상자를 20대부터 80세 이상까지 7개 연령대로 나눠 신체활동과 사망 위험의 관계를 살폈다.

 

결과는 모든 연령대에서 신체활동이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활동 권고량을 충족한 사람의 전체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2% 낮았다(HR 0.78). 특히 고령층에서도 신체활동과 사망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젊을 때부터 운동한 사람만 건강상 이점을 얻는다는 통념과 달리, 나이가 들어서도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 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운동이 사망 위험을 직접 22% 낮췄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신체활동과 사망 위험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해석해야 한다.

 

한국인 데이터를 들여다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한국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를 활용해 45세 이상 성인 9177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WHO가 권고하는 수준의 신체활동을 한 집단의 사망 위험이 비활동군보다 낮았다. 연구에서 전체 추적기간은 7만873 person-years였으며, 권고 수준의 신체활동을 한 집단의 사망 위험비는 0.68(95% CI 0.58~0.81)로 분석됐다. 이는 관찰된 사망 위험이 비활동군보다 약 32% 낮았다는 의미다. 역시 개인이 운동을 하면 사망 위험이 정확히 32% 감소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되며, 두 집단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수치다.

 

고령층에서 뒤늦게 활동을 시작한 경우에도 비슷한 방향의 결과가 관찰됐다. 일본의 노인학 평가연구(JAGES) 코호트를 활용한 연구에서는 평균 72.8세의 고령자 3만8125명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2010년과 2013년 사이 여가활동의 변화를 살핀 뒤 2020년까지 추적했다. 2010년과 2013년 모두 여가활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의 2020년까지 사망 비율은 28.6%였지만, 여가활동을 하지 않다가 2013년 새롭게 시작한 집단은 21.1%였다. 7.5%포인트 차이다. 기능장애 발생률도 활동을 하지 않은 집단은 24.6%, 새롭게 여가활동을 시작한 집단은 18.1%로 나타났다. 연령과 여러 요인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새롭게 여가활동을 시작한 집단의 사망 위험비는 0.82(95% CI 0.75~0.90)로 비교군보다 낮았다. 평균 72세가 넘는 고령자에서도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 집단이 사망과 기능장애 위험 측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인 셈이다.

운동의 효과를 판단할 때 ‘몇 살에 시작했느냐’보다 이후 활동량을 어떻게 바꿨는지가 중요하다는 연구도 있다. 중년 및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5년에 걸쳐 신체활동량을 늘려 WHO 최소 권고 수준인 주 15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에 도달한 궤적을 보인 사람은 전체 사망 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HR 0.76).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29% 낮았고(HR 0.71), 암 사망 위험도 11% 낮았다(HR 0.89). 기초 신체활동량이 낮았던 사람도 이후 활동량을 늘린 경우 사망 위험이 낮은 연관성을 보였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움직여야 할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150~300분 또는 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75~150분을 권고한다. 근력운동은 주 2회 이상이다. 중강도 활동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평균 약 21~43분에 해당한다. 65세 이상도 기본적인 유산소 활동 권고량은 성인과 같지만, 균형과 근력, 기능적 움직임을 포함한 다요소 신체활동을 주 3일 이상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 반드시 헬스장에 등록하거나 고강도 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수영, 생활체육, 계단 오르기 등 자신의 신체능력에 맞는 활동부터 시작할 수 있다.

 

결국 ‘운동의 골든타임’은 특정 나이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20대부터 시작하면 물론 좋지만 40대라고 늦은 것도, 50대라고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연구들이 보여주는 공통된 결론은 하나다. 운동의 출발점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활동량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