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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4시] 용혜인 낙마, 靑 인사 검증 시스템에도 상처

대통령의 하루는 곧 국정의 흐름이다. 한마디 발언과 하나의 일정, 작은 결정 하나에도 정부가 향하는 방향이 담긴다. ‘청와대 24시’는 대통령의 말과 대통령실의 움직임을 하루 단위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주요 발언과 정책, 현장의 분위기를 핵심만 간결하게 담았다. 오늘의 국정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읽는 기록이다.

 

청와대는 13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후보직 자진 사퇴에 대해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이재명정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처음으로 인사청문회 전에 낙마한 사례가 됐다. 지명 뒤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과 배우자 당직·급여 등 각종 논란이 잇따른 끝에 청문회에도 오르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후보자 지명 전 사전 검증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허정호 선임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허정호 선임기자

①靑 “용 후보자, 국정·민생에 미칠 부담 줄이고자 스스로 결정한 듯”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용 후보자의 사퇴 기자회견 후 언론 공지를 통해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향후 필요한 후속 절차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명 철회 대신 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당장의 부담은 덜었지만, 2주간 이어진 논란은 2기 개각 전반의 인사 검증 문제를 남겼다.

 

인사 문제는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부담 요인으로 부각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결과 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8%로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져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인사’는 16%로 두 번째로 높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청와대는 그동안 용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데다 용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소속도 아닌 만큼 여권이 공개적으로 거취를 압박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결국 악화한 여론을 감안한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자진 사퇴를 권유했고 용 후보자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청문회 전에 논란을 정리했다. 청와대는 국회에 인사청문요청 철회 공문을 보내고 원민경 현 장관 체제를 유지할지, 새 후보자를 다시 지명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②용혜인 낙마에 인사청문 정국에서 靑 ‘검증 책임’ 도마 오를 듯

 

용 후보자의 낙마는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의원직 겸직 문제는 지명 당시부터 예상됐고 이후 배우자와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의혹까지 잇따랐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으로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어 이번 주 인사청문 정국에서도 청와대의 검증 책임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정치를 내세운 인선 구상에도 상처가 남았다. 이 대통령은 집권 초 보수·중도 인사를 기용한 데 이어 2기 개각에서는 기본소득당 등 진보·개혁 진영으로 인선의 폭을 넓혔다. 용 후보자 기용은 민주진보 진영의 전통적 우군까지 아우르겠다는 인사 기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카드였다. 첫 1990년대생 장관 후보자이자 소수정당 소속 현역 의원이라는 상징성도 있었지만 각종 논란 끝에 낙마하면서 파격 발탁의 효과보다 검증 논란이 더 크게 남았다. 앞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 등 외부 인사 기용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던 만큼 향후 통합 인선의 검증 기준을 어떻게 높일지도 과제가 됐다.

 

③李대통령, 中투자자와의 ISDS 승소에 “부당한 청구에는 단호히 대응”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중국인 투자자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승소한 데 대해 “앞으로도 부당한 청구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승소 소식을 전하며 “국익을 지키기 위해 애써주신 법무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번 판정의 의의에 대해선 “외국인 투자자라고 해서 대한민국 법률을 위반한 투자까지 보호받을 수는 없다”며 “이번 ISDS 취소절차 승소로 국제중재 절차에서 확인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법무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전날 중국인 투자자 A씨의 중재판정 취소신청을 전부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불법 대출 자금을 기반으로 벌인 사업에 실패해 담보를 잃자 그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하며 2461억원을 요구하는 ISDS를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이에 불복해 낸 취소신청까지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