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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 때문에 늙지”…그냥 하는 말 아니었다, 실제 노화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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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유발 인간관계, 생물학적 노화와 연관
괴롭히는 사람 1명 늘 때 노화 속도 1.5% 증가
연구진 “스트레스가 생물학적 나이에 영향”

자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람과의 관계가 생물학적 노화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주변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람이 1명 늘어날 때마다 생물학적 노화 속도는 약 1.5%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대학교·유타대학교·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미시간대학교·인디애나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18세부터 103세까지 참가자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주변 인간관계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때 괴롭히는 사람은 참가자가 자주 자신을 괴롭히거나 삶을 힘들게 한다고 느끼는 인물로 정의했으며, 가끔 또는 드물게 괴롭히는 경우는 제외했다.

 

자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람과의 관계가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자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람과의 관계가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조사 결과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주변 인물 가운데 약 8.1%를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인식했다. 이같은 사람이 1명 늘어날 때마다 생물학적 노화 속도는 평균 1.5%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같은 연령대 사람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평균 약 9개월 더 많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생물학적 나이를 후성유전학적 지표를 통해 분석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차이가 누적될 경우 노화 관련 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괴롭히는 사람이 가족일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더 뚜렷했다. 가족은 관계를 끊거나 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족 관계 중에서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이같은 사례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반면 배우자 관계에서는 생물학적 노화와의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배우자 관계의 경우 긍정적 교류와 부정적 교류가 혼합돼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족이 아닌 관계에서는 직장 동료와 룸메이트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물로 꼽히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부모와 자녀, 직장 동료, 룸메이트처럼 의무나 공동생활로 연결된 관계는 갈등이 생겨도 쉽게 정리하기 어려워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병규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괴롭히는 사람이 생물학적 노화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간관계와 노화 속도 사이에 일정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